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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지수와 렉사일, 유아 영어책 고를 때 정말 봐야 할까

영어책에 붙은 숫자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딸 정도면 또래에서 중상은 되겠지 싶었고, 솔직히 고작 일곱 살 아이가 테스트를 잘 본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그런데 주변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마음이 자꾸 흔들렸습니다. 학원에서도, 동네 부모들 사이에서도 아이 점수 이야기가 오갔고, 어디는 점수가 일정 수준 이상 나와야 받아준다는 말까지 들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래서 우리 아이는 지금 어디쯤이지?" 하는 궁금증이 슬그머니 올라왔습니다. 결국 테스트를 한번 보기로 했습니다.결과를 받고는 조금 허탈했습니다. 생각보다 점수가 낮게 나왔거든요. 잘 본들 의미 있겠냐던 마음이 무색하게, 막상 숫자가 기대 아래로 찍히니 마음이 쓰였습니다.선생님이 짚은 건 점수가 아..

유아 영어독서 2026. 6. 8. 15:25
서면 글로벌빌리지 영어도서관 70분

부산 서면 글로벌빌리지 영어도서관에 딸아이와 다녀왔습니다. 아이 나들이도 시킬 겸, 영어책이 많이 모인 공간은 어떤 분위기인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영어유치원에서도 책을 보지만, 유치원 안 책장과 도서관 서가는 공기가 다릅니다. 휴대폰 화면으로 넘기는 영어책과도 다르고요. 그날 아이가 영어책을 많이 읽었느냐고 물으면 대답은 애매합니다. 읽은 양보다 더 오래 본 건 아이의 움직임이었습니다. 어디서 빨라지고, 어느 책 앞에서 손이 가고, 무엇을 더 오래 기억하는지요.입구 5분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조용했습니다. 아이는 그 조용함보다 책이 많은 공간을 더 크게 본 듯했습니다. 의자도 있고, 아이들이 앉아 있는 자리도 있으니 큰 놀이방처럼 느꼈나 봅니다.몇 걸음 들어가자 몸이 빨라졌습니다. 뛰려는 기색이 보여서 ..

유아 영어독서 2026. 6. 5. 12:55
영어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 젤리 보상으로 읽히면 생기는 문제

젤리 하나를 책 옆에 두고 딸아이에게 영어책을 읽히려 한 적이 있습니다. 몇 장 보면 젤리 하나, 끝까지 보면 주말 보상 하나. 지금 돌아보면 그건 방법이 아니라 제 욕심이었습니다. 영어유치원에 보내니 책도 많이 읽으면 좋겠고, 추천 도서를 책장에만 꽂아두기 아까웠던 마음이 앞섰던 거죠. 정작 그 방법이 책을 더 멀어지게 만들 줄은 몰랐습니다.가장 먼저 무너진 건 이야기였습니다. 아이는 한 장을 넘길 때마다 "이제 먹어도 돼?"라고 물었습니다. 책 속 문장보다 약속한 젤리가 더 크게 움직였고, 읽는 시간은 이야기를 따라가는 시간이 아니라 젤리까지 버티는 시간이 됐습니다. 보상을 걸면 아이가 책상 앞에 더 오래 앉는 건 맞습니다. 다만 오래 앉아 있는 것과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었습니..

유아 영어독서 2026. 6. 4. 10:01
글 없는 영어 그림책, 아이가 먼저 말문을 연 순간

“Button missing?”딸아이 책을 보다가 갑자기 말을 합니다. 옆에 앉아 있던 저는 뭔가 설명하려다 말을 삼켰습니다. 책장은 아이가 넘기고 있었고, 질문도 아이 쪽에서 나왔습니다.글자가 한 줄도 없는 그림책.곰 인형은 빨간 조끼를 입고 있었습니다. 처음 보인 조끼에는 단추가 세 개 달려 있었는데, 다음 장으로 넘어가자 두 개만 남아 있었습니다. 아이 눈이 조끼 가운데쯤에서 잠깐 멈췄습니다.앞 장으로 돌아간 손가락이 단추를 하나씩 짚었습니다. 다시 다음 장. 조끼 가운데 비어 있는 자리에 손끝이 갔고, 아이는 그 자리를 한 번 누르듯 짚고 나서 저를 봤습니다.“Button missing?”그 말을 듣자마자 “The button is missing”이라고 고쳐줄 수도 있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아마 ..

유아 영어독서 2026. 6. 2. 08:35
패드 영어학습, 아이가 이야기보다 점수만 기억할 때

집에 돌아와 그날 본 영어책 줄거리를 물었더니, 딸은 줄거리는 빼고 이렇게만 답했습니다. "아까 4개 맞았어." 이야기는 기억에 없고 점수만 또렷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날 아이한테 남은 건 영어 문장보다 점수판 쪽이었습니다.그 영어책은 패드 화면 안에 들어 있었습니다. 주말 오후, 세차하는 동안 딸은 뒷좌석에서 패드를 들고 짧은 영어책과 퀴즈를 번갈아 봤습니다. 그런데 아이 손은 책장보다 정답 버튼을 먼저 찾았습니다. "이거 맞으면 별 올라가?" 하고 묻고는, 별점이 오르면 좋아했어요. 그 순간엔 저도 웃었습니다. 영어를 싫어하지도 않고 혼자 앉아 뭔가 하고 있으니, 아빠 입장에선 편했거든요.아이는 화면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입니다나중에 생각해 보니 딸이 뭘 잘못한 게 아니었습니다. 패드 영어는 별점과 ..

유아 영어독서 2026. 5. 30. 16:48
같은 영어책만 반복해서 읽는 아이, 저는 말리지 않았습니다

주말 영어독서학원을 마치고 온 딸이 책가방에서 초록 괴물 그림책을 꺼냈습니다. 집에는 아직 안 펼친 새 영어책도 있었고, 영어유치원 리딩 숙제도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 손은 또 그 책으로 갔습니다.솔직히 처음 든 생각은 이거였습니다. 이미 읽은 책인데 왜 또 읽지?새 책을 봐야 단어도 늘고, 권수도 늘고, 레벨도 올라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이미 본 책을 다시 꺼내면 시간이 조금 아깝게 느껴졌습니다.그런데 그날은 바로 말하지 않았습니다. 딸이 괴물 얼굴이 크게 나온 장을 펼쳤기 때문입니다. 처음 읽을 때와 달리 목소리를 낮게 깔았습니다. 이빨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입을 크게 벌렸고, 무서운 척하다가 혼자 웃었습니다.여기서 제가 입을 닫았습니다.아이는 같은 책을 다시 읽는 게 아니었..

유아 영어독서 2026. 5. 29.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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