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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딸과 친구집에 놀러 갔다가 처음 보는 장난감을 만났습니다. 겉은 강아지 인형인데, 영어로 말을 걸면 대답을 하는 AI 장난감이었습니다. 요즘 유아 AI 영어교육 이야기가 많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이가 그런 기기와 영어로 직접 주고받는 모습을 옆에서 본 건 그날이 처음이었습니다. 딸은 한참을 붙잡고 놓지 않았습니다.

그날 딸은 신이 났고 저도 흥미롭게 지켜봤습니다. 다만 친구 집에서 처음 만난 장난감 하나로 AI 영어교육 전체의 효과를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 글에는 제가 옆에서 본 반응과 대화가 막혔던 순간을 적으려 합니다.

 

ai로봇과 대화하기

처음 만난 AI 강아지에게 아이가 먼저 말을 걸었습니다

초반 반응은 솔직히 대박이었습니다. 딸은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시키지도 않은 역할놀이까지 혼자 만들어 가며 강아지와 영어로 떠들었습니다. 영어로 말을 걸 상대가 생긴 것이 재미있어 보였습니다. 아이가 먼저 대화를 시작했다는 점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대화가 계속 맞아떨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강아지의 대답이 어딘가 어설플 때가 있었고, 아이와 기기가 각자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장면도 나왔습니다. 아이 말을 제대로 못 알아듣고 엉뚱하게 받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이가 말을 많이 했다는 것과 기기가 그 말을 정확히 받아줬다는 것은 다른 문제였습니다.

딸은 처음에 너무 빨리 말하거나 작게 말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기기가 못 알아들은 원인이 모두 아이의 말하기에 있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저는 옆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딸아, AI 강아지가 못 알아들을 수도 있으니 천천히 또박또박 말해 주렴.” 그랬더니 아이가 마치 동생에게 알려 주듯, 한 단어 한 단어 천천히 또박또박 영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말하는 방식이 달라졌지만, 실력이 늘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그날 확인한 변화는 상대에게 전달하려고 아이가 말을 천천히 다시 했다는 것입니다. 그 연습으로 발음이나 영어 실력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날 이후에도 같은 변화가 이어졌는지 비교한 기록은 없기 때문입니다.

다시 사용한다면 옆에서 듣고 싶은 것

다시 이런 도구를 만나면 아이가 기기의 질문을 이해하며 대답하는지 먼저 듣고 싶습니다. 기기가 엉뚱하게 답했을 때 아이는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궁금합니다. 대화가 이어진다는 이유만으로 말이 잘 통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때에는 해당 제품의 이용 안내를 확인하고, 아이와 언제 마칠지 정한 뒤 함께 들어보고 싶습니다. 막히는 대목이 있으면 같이 이야기해 볼 생각입니다. 이것은 그날 시험해 본 효과가 아니라 앞으로 해보고 싶은 방식입니다.

내게 남은 것은 또박또박 다시 말하던 장면입니다

친구 집에서 만난 AI 강아지는 그날 딸에게 재미있는 대화 상대였습니다. 대화가 어긋나는 순간도 있었고, 다시 천천히 말을 건네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지금 제가 이 경험에서 적어둘 수 있는 것은 그 모습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