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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유치원에 보내고 가장 후회하는 게 뭐냐고 누가 묻는다면, 정작 나는 영어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것 같다. 마음에 남는 건 다른 데 있다. 그 시절 나는 아이에게 너무 많은 것을 시켰다. 영유 하나로는 안 될 것 같아서 이것저것 자꾸 얹었다. 영어유치원을 보내고 나서 든 가장 큰 후회다.
의외였던 게 하나 있다. 영어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들이 정작 목숨을 거는 과목은 영어가 아니었다. 수학이었다. 영어는 유치원이 종일 붙들고 해 주니 그건 됐고, 남은 힘은 다들 수학에 쏟았다. 처음엔 저게 뭔가 싶었는데 어느새 나도 그 분위기 속에 들어가 있었다. 다들 그러니까, 우리 애만 안 하면 뒤처질 것 같았다.

영유 하나로는 안 될 것 같았다
영어유치원 비용이 적지 않다. 그 돈을 내면서도 이상하게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영어는 여기서 해결된다 쳐도, 그럼 나머지는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남들이 수학을 시키니 우리도 시켜야 할 것 같았고, 한글이며 다른 것도 이만큼은 해 둬야 할 것 같았다. 그렇게 하나둘 붙이다 보니 아이의 하루가 어느새 꽉 차 있었다.
돌이켜보면 그건 아이를 위한 거였다기보다 내 불안을 달래는 일에 가까웠다. 뭔가를 더 시키고 있으면 부모로서 할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가만히 두면 내가 게으른 것 같고, 우리 애만 놓치는 것 같았다. 그 불안이 자꾸 새로운 학원과 새로운 숙제를 불렀다.
영어유치원에 뭘 더 시켜야 하나 하는 후회
그래서 지금 가장 크게 드는 후회가 이거다. 이것저것 얕게 여러 개 시키는 대신 한 곳만 깊이 팠다면 어땠을까. 영어면 영어 하나, 그 하나에만 오래 머물게 했다면 아이가 더 깊이 들어갔을지도 모른다. 여러 개를 동시에 굴리느라 어느 것 하나 진득하게 못 한 건 아닐까. 그 생각이 가끔 마음을 붙든다.
아이 머리가 스펀지 같다는 그 말이 문제였다. 이 시기에 넣는 대로 다 빨아들인다니 하나라도 더 넣어 주고 싶었다. 그런데 스펀지도 결국 한계가 있다. 너무 많은 걸 한꺼번에 부으면 깊이 스미기 전에 넘쳐 흐른다. 그걸 그때는 몰랐다.
그런데 다시 돌아가도 똑같았을 것이다
여기서 솔직해져야겠다. 이렇게 후회한다고 말하면서도, 만약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나는 똑같이 했을 것 같다. 지금 둘째가 있는 것도 아닌데 자꾸 이런 상상을 한다. 나중에 둘째가 생기면 과연 영유 하나만 보낼까. 아마 또 이것저것 시킬 것이다. 돈을 모아야 한다는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마음이 도무지 그렇게 되지 않는다.
그놈의 스펀지가 뭔지. 이 시기가 지나가면 다시 없다는 말에 부모는 자꾸 무언가를 더 하게 된다. 후회하면서도 또 하고, 아깝다면서도 또 지갑을 연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영유에서 만난 부모들이 대부분 그랬다. 우리는 다 같은 자리에서 같은 마음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영어유치원 보내길 잘했다 싶은 이유
그런데 이 모든 후회에도 지금의 나는 만족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아이가 영어를 정말 잘한다. 가끔은 이 어린아이가 이렇게까지 하나 싶어 깜짝 놀랄 정도다. 그 많은 숙제와 그 여러 학원이 결국 아이 안에 남긴 게 있긴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나는 이 후회를 후회라고만 부르지 않기로 했다. 조금 덜 시켰어도 좋았겠지만 그때의 나는 그때의 최선을 다했다. 지금 영유를 앞두고 고민하는 부모가 있다면 이 말은 해 주고 싶다. 너무 많이 시키지 않아도 괜찮다. 하나라도 아이가 즐기며 오래 하게 두는 게, 여러 개를 쫓기듯 하는 것보다 나을 수 있다. 그 균형을 나는 뒤늦게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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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일곱 살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기록이다. 아이마다 맞는 방식은 다를 수 있으니 참고로만 봐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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