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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은 제가 아이의 교육을 주로 맡습니다. 그런데 무엇을 어떻게 시킬지를 두고 아내와 저는 자주 부딪혔습니다. 사이가 나빠서가 아니었습니다. 둘 다 아이를 아꼈고, 다만 아이를 바라보는 눈이 서로 달랐을 뿐입니다. 오늘은 아이가 영어를 잘하게 된 이야기가 아니라, 그 뒤에서 부모 두 사람이 어떻게 달랐고 어떻게 같아졌는지를 적어 보려 합니다.
아이 영어교육을 보는 눈이 아내와 달랐습니다
아내는 늘 조금 더 하기를 바랐습니다. 인터넷과 SNS에는 유치원생인데도 영어를 술술 하는 아이들이 넘쳐났고, 아내는 그런 아이들을 찾아보고 저에게 보여 주곤 했습니다. 우리 아이도 할 수 있다고, 지금이 무엇이든 빨아들이는 시기라고, 그러니 이때 조금 더 해 두자고 했습니다.
저는 조금 달랐습니다. 여러 개를 얕게 벌이는 것보다 하나를 제대로 하는 편이 낫다고 믿었습니다. 아이가 잘 따라오는지 아닌지는 옆에서 지켜보면 느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내가 새로운 걸 하나 더 하자고 할 때마다 저는 조금 망설였습니다. 우리의 대화는 늘 그 지점에서 엇갈렸습니다.
그렇게 이것저것 시키다 보니 저에게는 뒤늦게 후회도 남았습니다. 무엇을 너무 많이 시켰나 하는 이야기는 영어유치원 보내고 가장 후회한 이야기에 적어 두었습니다.
자주 못 보는 아내의 마음이었습니다

한참 뒤에야 저는 아내의 마음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아내는 일로 집을 비우는 날이 많습니다. 그래서 아이와 붙어 있는 시간이 저보다 훨씬 적습니다. 자주 못 보는 만큼 아내에게는 늘 미안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미안함이 뭐라도 하나 더 해 주고 싶은 마음으로 바뀌어 있었던 겁니다.
그걸 알고 나니 아내가 더 시키자고 할 때의 그 조바심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그건 욕심이 아니라 곁에 자주 있어 주지 못하는 부모가 할 수 있는 나름의 사랑이었습니다. 저는 매일 붙어 있으니 아이가 지치는 게 보였고, 아내는 자주 못 보니 뭐라도 더 해 주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같은 아이를 사랑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사실 저도 멈추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솔직히 고백할 게 있습니다. 아내에게 조금 천천히 가자고 그렇게 말하던 저도 정작 멈추지는 못했습니다. 아이가 조금씩 느는 게 눈에 보이니까, 쉬어 가며 하자고 말하면서도 손에서 무언가를 놓지 못했습니다. 결국 저도 아내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아내를 탓할 자격이 저에게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의 그 잦은 다툼을 누가 옳았는지로 기억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내는 더 해 주고 싶어서, 저는 아이가 지칠까 봐서. 방향은 달랐지만 시작점은 똑같이 아이를 향한 마음이었습니다. 부모가 된다는 건 어쩌면 그 두 마음 사이에서 계속 흔들리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우리가 같았습니다
그렇게 티격태격하며 지내던 어느 무렵, 아이가 영어로 곧잘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문득 이 어린아이가 이렇게까지 하는구나 싶은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그때 저와 아내는 아이를 끌어안고 함께 좋아했습니다. 그렇게 방식을 두고 부딪히던 두 사람이 그 순간만큼은 똑같은 얼굴로 기뻐했습니다.
솔직히 아이가 어디서 그렇게 자랐는지 저는 정확히 모릅니다. 우리 같은 평범한 가정에서 이만큼 해낼 줄은 크게 기대하지도 못했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그 뒤에는 방향은 달랐어도 매일 아이에게 마음을 쏟은 두 사람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방식은 달라도 방향은 같았습니다
굳이 특별한 방법을 찾자면 없었습니다. 저희 집은 유튜브보다 시리즈로 된 영화를 영어 소리와 영어 자막으로 보여 주었고, 저와 아내가 집에서 최선을 다해 영어로 대화하려 애썼습니다. 남들도 다 하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믿습니다. 타고난 천재가 아니라면 결국 부모가 매일 공을 들이는 수밖에 없다고 말입니다. 다만 그 공을 들이는 방식은 부부가 조금 달라도 괜찮습니다. 어쩌면 그 다름이 아이를 너무 밀지도 너무 놓지도 않는 균형이 되어 주니까요.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책 안 읽던 아빠가 밤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준 이야기
※ 이 글은 일곱 살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기록입니다. 아이마다 맞는 방식은 다를 수 있으니 참고로만 봐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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