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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유치원 3년이 거의 끝나갑니다.

    5살에 시작해 6살을 지나 7살이 된 지금, 영어유치원 3년 후기를 적으려니 잘한 일보다 아이에게 미안했던 저녁이 먼저 떠오릅니다.

    다른 집 부모들은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 모두 천사처럼 웃으면서 아이 숙제를 봐주고, 아이가 딴짓해도 기다려주고, 틀려도 괜찮다고 말해줬을까요.

    저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아이와 평일 저녁을 보내기 위해 온갖 방법을 써봤습니다. 숙제 순서를 바꿔보고, 중간에 쉬어보고, 간식을 먹여보고, 먼저 할 것을 아이에게 고르게도 했습니다. 휴일과 주말에도 영어책을 읽고, 밀린 숙제를 보고, 다음 주에 필요한 것을 챙겼습니다.

    영어유치원을 보내고 평일 저녁과 주말이 실제로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영어유치원 현실 후기, 원비보다 힘든 저녁 3시간에 따로 적었습니다.

    그렇게 5살, 6살, 7살을 함께 보냈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잘한 일보다 아이에게 미안했던 저녁이 먼저 떠오릅니다.

     

    숙제 하다가 혼난 딸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장면

    영어유치원 3년, 아이는 충분히 하고 있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아이는 정말 많은 것을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영어유치원에 가고, 하루 종일 영어를 듣고 말했습니다. 집에 돌아오면 리딩북을 읽고, 단어를 외우고, 워크북을 풀고, 라이팅과 스피킹 숙제까지 했습니다.

    제가 5살, 6살, 7살이었을 때를 떠올려 봤습니다.

    저는 아이가 지금 하는 것의 10분의 1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나이에 이렇게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지도 않았고, 매일 해야 할 공부가 이렇게 많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이가 이미 해낸 것보다 아직 하지 않은 것을 더 자주 봤습니다.

    숙제를 하다가 잠깐 다른 것을 만지면 다시 앉으라고 했습니다. 소파에 누워 쉬고 있으면 이제 시작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재촉했습니다. 아이가 오늘 하루를 얼마나 길게 보냈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쉬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 왜 하지 않을까.

    지금 해놓으면 나중에 편할 텐데.

    다른 아이들은 이 정도는 하고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들이 아이의 상태보다 먼저 앞서갔습니다.

    돌아보면 영어유치원 하나로도 충분했을 텐데, 저는 늘 무언가를 더 얹으려 했습니다. 그렇게 욕심을 부리다 정작 가장 후회로 남은 것이 무엇이었는지는 영어유치원 보내고 가장 후회한 건 영어가 아니었다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영어유치원 숙제, 이해보다 조급함이 먼저였습니다

    하루를 시작할 때는 다짐했습니다.

    오늘은 절대 혼내지 말아야지. 아이가 힘들어하면 기다려주고, 아이 속도에 맞춰야지.

    그런데 저녁이 되면 마음처럼 되지 않는 날이 많았습니다.

    10분이면 끝날 줄 알았던 숙제가 한 시간으로 늘어났습니다. 아이는 같은 자리에서 막히고, 씻을 시간과 잘 시간이 계속 늦어졌습니다. 다음 날 출근과 등원까지 생각하면 제 목소리도 조금씩 커졌습니다.

    화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걸 몰랐던 게 아닙니다. 아이가 일부러 그러는 것도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도 피곤한 저녁에는 알고 있는 것보다 조급한 마음이 먼저 입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때 제가 실제로 꺼냈던 말과 이후 바꿔본 표현은 영어유치원 숙제할 때 부모가 하지 말아야 할 말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아이에게 너무 많이 화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하면 지금도 미안합니다.

    이렇게 잘하고 있는 아이를 왜 조금 더 기다려주지 못했을까. 아이가 쉬는 시간을 왜 게으름처럼 봤을까. 그때의 제 모습을 떠올리면 제 자신이 미워질 때도 있습니다.

    아이를 잘하게 만들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고 해서, 아이가 들었던 큰 목소리까지 괜찮아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퇴근 후 현관문 앞에서 아이 속도에 맞추기로 했습니다

    한번은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기 전 현관문 앞에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문을 열면 다시 저녁이 시작됩니다. 아이가 무엇을 해놓았는지 확인하고, 남은 숙제를 보고, 씻기고 재워야 했습니다.

    그날은 현관문을 열기 전에 마음속으로 분명하게 말했습니다.

    오늘 저녁은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의 속도에 맞추자.

    숙제를 얼마나 빨리 끝내는지 보지 말고, 아이가 지금 할 수 있는 만큼만 같이 가보자고 다짐했습니다. 아이가 잠깐 쉬어도 재촉하지 않고, 제 계획보다 늦어져도 목소리를 높이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날 저녁은 달랐습니다.

    대단한 방법을 쓴 것도 아니고, 아이가 갑자기 모든 숙제를 완벽하게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제가 평소보다 조금 더 기다렸고, 아이도 자기 속도로 따라왔습니다.

    숙제를 웃으면서 끝냈습니다.

    씻고 잠자리에 들어갈 때까지 분위기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아이도 웃었고 저도 웃었습니다. 그렇게 웃으면서 하루를 끝내고 아이를 재웠습니다.

    그날 밤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5세부터 7세까지 영어유치원 생활을 돌아보며

    지금 아이는 제가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잘하고 있습니다.

    영어책을 읽고, 자기 생각을 글로 쓰고, 제가 알아듣지 못하는 영어 이야기를 신나게 들려줍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아이는 이미 자기 속도로 계속 자라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조금 덜 재촉했어도 아이는 자랐을 것입니다.

    조금 더 쉬게 해줬어도 영어책을 다시 펼쳤을 것이고, 한두 문제를 남겼어도 다음 날 또 배웠을 것입니다. 그때는 그 사실을 믿지 못했습니다. 하루를 놓치면 크게 뒤처질 것처럼 마음이 급했습니다.

    영어유치원 3년을 돌아보며 잘한 일도 분명히 많습니다. 평일 저녁마다 옆에 앉았고, 주말에도 함께 읽었고, 아이가 막힐 때마다 같이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래도 미안한 건 미안합니다.

    오늘은 혼내지 말아야지 다짐하고도 다시 목소리가 커졌던 날들. 아이가 쉬고 싶어 하는데 제 계획부터 밀어붙였던 순간들.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는 아이에게 조금 더 하라고 말했던 저녁들이 떠오릅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매일 웃으면서 숙제를 봐주는 완벽한 아빠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부모도 피곤하고 불안하며, 마음과 다르게 행동하는 날이 있으니까요.

    다만 현관문 앞에서 했던 그 다짐은 기억하고 싶습니다.

    오늘 저녁만큼은 아이의 속도에 맞추자.

    그날 아이가 숙제를 얼마나 많이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아이와 웃으면서 끝냈고, 웃으면서 잠들었다는 것만 오래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