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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유치원 숙제 정답지, 부모가 어디까지 봐줘야 할까

우리 집 정답지 규칙은 작은 말 몇 개에서 시작했습니다.영어유치원 숙제를 보다가 같은 말이 계속 반복됐고, 나중에는 거의 허가서처럼 굳어진 순서가 생겼습니다.이름을 붙이면 이렇습니다.정답지 사용 허가서.아이 이름을 쓰고, 날짜를 적고, 정답지를 열기 전 해야 할 일을 적어도 될 만큼 단순한 규칙이었습니다.영어유치원 숙제를 하다 보면 정답지는 늘 애매한 물건입니다.책상 위에 두면 아이 손이 빨라지고, 치워두면 아이 눈이 계속 그쪽을 찾습니다.부모는 스스로 풀었으면 좋겠고, 아이는 틀리기 전에 확인받고 싶어 합니다.퇴근하고 들어와 씻고, 저녁 먹고, 다시 숙제장 앞에 앉는 밤이면 부모 마음도 넉넉하지 않습니다.아이가 정답지부터 찾으면 속에서 말이 올라옵니다.“네가 풀어야지.”“답부터 보면 어떡해.”“이러면 ..

영어유치원 현실 2026. 6. 3. 18:24
아이 영어 스피킹, 놀이터에서 늦게 나온 영어 한마디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에 나들이를 가면 딸은 놀이터부터 찾습니다. 바다 쪽 바람이 차가운 날에도, 한여름처럼 땀이 나는 날에도 놀이기구 앞에서는 금방 뛰기 시작합니다. 공부와 숙제 사이에 눌려 있던 몸이 밖으로 나오자마자 탁 풀리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낯선 친구가 가까이 오면 아이 목소리가 달라집니다. 집에서는 말도 많고 장난도 많은데, 외국인 아이와 마주치면 입이 작아집니다. 영어 단어보다 첫마디를 어디서 어떻게 꺼내야 할지가 더 어려워 보였습니다.마린시티 놀이터가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건 외국인 가족들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관광지에서 잠깐 스쳐 가는 외국인이 아니라, 같은 동네 놀이터에서 아이를 데리고 나온 부모와 아이들이 보입니다. 딸에게 그 장면은 영어 교재 속 상황이 아니라 바로 옆..

아빠표 영어교육 2026. 6. 3. 08:01
횡단보도에서 배운 교통안전 영어

아이 운동화 앞코가 흰 선 밖으로 반쯤 나가 있었습니다.아파트 후문 쪽, 차가 많이 다니는 길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오른쪽에서 우회전하려는 차 한 대가 천천히 굴러오고 있었고, 신호등은 곧 바뀔 듯했습니다. 아이는 이미 건널 생각으로 몸이 앞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었습니다.잡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세게 움켜쥔 건 아닌데, 오른쪽에서 굴러오는 차를 보자 손바닥 안쪽이 먼저 반응했습니다. 아이는 신호등을 보고 있었고, 저는 차바퀴를 보고 있었습니다. 차가 완전히 멈춘 건지, 아직 굴러오는 중인지 확인해야 했습니다. 그 몇 초가 길었습니다.“뒤로.”말이 먼저 정리된 게 아니라, 한국말이 그냥 튀어나왔습니다. 아이가 저를 봤습니다.그리고 바로 짧게 붙였습니다.“Behind the curb.”흰 선 밖..

아빠표 영어교육 2026. 6. 2. 18:52
글 없는 영어 그림책, 아이가 먼저 말문을 연 순간

“Button missing?”딸아이 책을 보다가 갑자기 말을 합니다. 옆에 앉아 있던 저는 뭔가 설명하려다 말을 삼켰습니다. 책장은 아이가 넘기고 있었고, 질문도 아이 쪽에서 나왔습니다.글자가 한 줄도 없는 그림책.곰 인형은 빨간 조끼를 입고 있었습니다. 처음 보인 조끼에는 단추가 세 개 달려 있었는데, 다음 장으로 넘어가자 두 개만 남아 있었습니다. 아이 눈이 조끼 가운데쯤에서 잠깐 멈췄습니다.앞 장으로 돌아간 손가락이 단추를 하나씩 짚었습니다. 다시 다음 장. 조끼 가운데 비어 있는 자리에 손끝이 갔고, 아이는 그 자리를 한 번 누르듯 짚고 나서 저를 봤습니다.“Button missing?”그 말을 듣자마자 “The button is missing”이라고 고쳐줄 수도 있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아마 ..

유아 영어독서 2026. 6. 2. 08:35
아이 영어 듣기, 시끄러운 하원 로비에서 잘 안 들릴 때

비가 많이 오던 하원 시간, 영어유치원 로비에서 가장 또렷하게 들린 건 선생님 목소리보다 우산 끝에서 떨어지는 물소리였습니다.자동문은 계속 열렸다 닫혔고, 바깥 차 소리는 문이 열릴 때마다 로비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젖은 신발이 바닥에 닿는 소리, 아이들 가방 지퍼 소리, 보호자들이 아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까지 한꺼번에 섞였고요. 원어민 선생님은 분명 영어로 짧게 안내하고 있었는데, 그 말이 로비 안에서 끝까지 살아남지 못하는 느낌이었습니다.그냥 비 오는 날 흔한 하원길 소란인줄 알았습니다. 비 오는 날은 원래 정신 없거든요. 그런데 딸아이 손을 잡고 유치원 문을 나서려는데, 아이가 제 소매를 살짝 당겼습니다.“아빠, 아까 잘 안 들렸어.”그 말에 발이 잠깐 느려졌습니다. 로비 쪽을 다시 보니 선생님이..

영어유치원 현실 2026. 6. 1. 19:54
영어유치원 친구 이름 발음, 아이에게 물어보게 한 이유

원복 카디건 하나가 우리 집 가방에 들어와 있었습니다.딸아이 것은 아니었습니다. 목 안쪽 라벨에 친구 이름이 적혀 있었고, 딸아이는 보자마자 그 이름을 바로 불렀습니다.“아, 이거 친구 거야.”너무 빨랐습니다. 같은 반 친구라서 이름을 아는 건 당연한데, 그 이름이 아이 입에서 너무 쉽게 지나갔습니다. 저는 카디건을 바로 접지 못했습니다.라벨에는 영어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딸아이는 손끝으로 라벨을 잡아당겨 한 번 더 봤습니다. 저는 그 옆에서 잠깐 늦었습니다. 이 이름을 이렇게 부르는 게 맞는지, 교실에서는 어떻게 들리는지, 친구는 자기 이름을 어떤 소리로 듣고 있는지. 그런 생각이 라벨 앞에서 잠깐 걸렸습니다.친구 이름을 틀렸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었습니다. 발음을 검사하려는 것도 아니었고요. 다만 ..

영어유치원 현실 2026. 6. 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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