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네 살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한테 어떤 영어 영상을 틀어주면 좋을까요. 저도 물어봤습니다. 여기저기 찾아보고 좋다는 걸 받아 적었습니다. 그런데 그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해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세 살 네 살에 저희가 한 영어는 알파벳과 사진이 전부였습니다아이는 다섯 살에 영어유치원에 들어갔습니다. 그 전인 세 살 네 살에는 그냥 동네 어린이집에 다녔습니다. 일반 어린이집에서는 영어를 쓸 일이 거의 없습니다. 한글 익히는 데도 시간이 빠듯한 나이입니다.부모 사정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 나이 아이를 키우면서 한글 가르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벅찹니다. 영어까지 챙길 여유가 있을 리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한 영어는 정말 기초였습니다. 알파벳을 짚어주고,..
어제 아이가 Owl Diaries를 읽으면서 혼자 킥킥거렸습니다. 아침부터 저를 붙들고 무슨 내용인지 설명하더니, 다시 책으로 돌아가 한참을 웃었습니다.그 모습을 보다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이 아이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어떤 책들을 거쳤던가. 그래서 몇 권을 꺼내 늘어놓고, 각 책의 레벨 지수를 찾아봤습니다. 그러다 이상한 것을 하나 발견했습니다.레벨은 같은데 쪽수가 두 배인 책Magic Tree House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기본 시리즈와 Merlin Missions입니다. 우리 집에 있는 것은 Merlin Missions 쪽입니다.두 시리즈의 숫자를 나란히 놓아 봤습니다. 참고로 렉사일은 영어책의 난이도를 숫자로 나타낸 지수입니다. 숫자가 높을수록 어렵습니다.기본 시리즈는 권장 연령이 6세에서..
주말은 쉬는 날로 두려고 한다. 적어도 일요일 하루만큼은 푹 쉬자는 게 우리 집 원칙이다. 그런데 이번에 토요일 하루를 처음부터 끝까지 적어 보고 조금 놀랐다. 쉬려고 짜 놓은 주말인데, 적고 보니 완전히 운동 데이였다.토요일은 아침 아홉 시 반에 시작한다토요일 아침은 아홉 시까지 푹 잔다. 평일에 못 자는 잠을 이때 채운다. 아홉 시 삼십 분이 되면 미국인 원어민 선생님이 집으로 온다. 오십 분 동안 거실에서 영어책 한 권을 놓고 이야기를 나눈다. 수업이라기보다 책 한 권을 사이에 두고 주고받는 시간에 가깝다. 이 수업을 시작하게 된 사정은 원어민 과외 첫날 이야기에 따로 적어 두었다.수업이 끝나면 잠깐 쉬고, 열한 시 이십 분에 펜싱 수업을 한 시간 한다. 집에 돌아와 씻고 밥을 먹은 뒤에는 오르다 ..
"동생아, 다섯 살 때는 너무 쉽고 재미있어."일곱 살 딸이 침대에서 저에게 한 말입니다. 저를 진짜 자기 동생인 줄 알고요. 아이가 영어를 거부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오늘 아침, 그 답을 육아서도 전문가도 아닌 일곱 살 아이 입에서 들었습니다. 자기가 막 지나온 길이라 한 치의 꾸밈도 없었습니다.딸의 동생이 되어 영어유치원 어렵냐고 물었습니다오늘은 제헌절이라 오랜만에 알람 없이 늦잠을 잤습니다. 눈을 떠도 서두를 곳이 없는 아침이 참 오랜만이었습니다. 이불 속에서 뒹굴거리다 역할놀이가 시작됐고, 저는 아이의 동생이 되었습니다. 내년에 다섯 살이 되어 영어유치원에 들어가는, 아직 영어를 하나도 모르는 동생.그 동생이 되어 물었습니다. "누나는 어떻게 영어를 그렇게 잘해? 나 내년에 영어유치원 ..
지금 우리 딸에게 영어책 읽기는 가장 큰 무기다. 원어민과 마주 앉아도 대화가 막히지 않는다. 그런데 그 시작은, 특별할 것이 하나도 없었다.세 살, 네 살 무렵 우리 집 거실은 종종 무대가 되었다. 소파에 아이를 앉혀 놓고 나는 거실 한가운데 섰다. 우리 가족 소개부터 시작했다. 아빠는 누구, 엄마는 누구, 손동작을 크게 넣고 목소리 톤을 올리고 표정까지 지어 가며 한 사람씩 영어로 소개했다.그냥 말하는 게 아니었다. 아이 눈빛을 살피면서, 반응이 오면 더 크게, 지루해하면 방향을 틀어 가며 했다. 지금 돌아보면 배우 오디션을 봐도 됐겠다 싶을 만큼 온 정성을 들였다. 아이 하나 앞에 두고 매일 대배우가 되었던 셈이다.소파 앞에서 아빠는 매일 대배우가 되었다 그런데 이게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유모차를..
영어유치원 3년이 거의 끝나갑니다.5살에 시작해 6살을 지나 7살이 된 지금, 영어유치원 3년 후기를 적으려니 잘한 일보다 아이에게 미안했던 저녁이 먼저 떠오릅니다.다른 집 부모들은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 모두 천사처럼 웃으면서 아이 숙제를 봐주고, 아이가 딴짓해도 기다려주고, 틀려도 괜찮다고 말해줬을까요.저는 그러지 못했습니다.아이와 평일 저녁을 보내기 위해 온갖 방법을 써봤습니다. 숙제 순서를 바꿔보고, 중간에 쉬어보고, 간식을 먹여보고, 먼저 할 것을 아이에게 고르게도 했습니다. 휴일과 주말에도 영어책을 읽고, 밀린 숙제를 보고, 다음 주에 필요한 것을 챙겼습니다.영어유치원을 보내고 평일 저녁과 주말이 실제로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영어유치원 현실 후기, 원비보다 힘든 저녁 3시간에 따로 적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