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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생활영어 놀이, 수건 하나로 영어 표현을 붙이는 방법

수건은 원래 머리 말리려고 꺼낸 거였습니다. 영어를 하려고 준비한 것도 아니었고, 책 옆에 둔 교구도 아니었습니다. 씻고 나온 딸 머리에서 물기가 떨어져서 그냥 수건 하나를 건넸습니다.그런데 딸은 머리를 닦지 않았습니다. 수건 끝을 잡고 거실 바닥에 앉더니 손목으로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장난이었습니다. 소파 앞 러그 위에서 수건이 작게 돌았고, 딸은 그 움직임을 보면서 몸을 옆으로 기울였습니다.저는 그때도 영어를 붙이고 싶었습니다. 이런 상황이면 “round”를 말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돌고 있으니까 round, 다시 돌리니까 again, 멈추니까 stop. 머릿속에서는 이미 영어 표현 몇 개가 줄을 섰습니다.그런데 바로 말하지 않았습니다.이상하게 그날은 단어를 먼저 꺼내면 놀이가..

아빠표 영어교육 2026. 5. 23. 08:47
영어유치원 리딩북만 읽히면 안 되는 이유, 아이가 고른 영어책의 힘

어느 주부터 딸은 리딩북을 가방에서 꺼내도 책상 위에 바로 펼치지 않았습니다. 손끝으로 표지만 슬쩍 밀어두고 물을 마시러 가거나, 연필을 괜히 깎았습니다. 그런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 한 주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어려워서 피하는 얼굴은 아니었습니다. 책이 자기 쪽으로 당겨오지 않는 얼굴에 가까웠습니다.영어유치원을 보내고 나서 한동안은 원 수업과 리딩북만 챙기면 충분해 보였습니다. 수업도 있고 숙제 책도 나오니, 집에서는 그걸 확인만 하면 된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그 얼굴을 보고 나니, 집 책장에 정작 딸 것이 한 권도 없다는 게 보였습니다. 전부 원에서 내려온 책, 해야 할 책뿐이었습니다.책이 자기 쪽으로 안 당겨오는 얼굴아이의 읽기 의욕은 책의 난이도보다 흥미와 선택에 더 붙어 있다고 합니다(Rea..

영어유치원 현실 2026. 5. 22. 16:15
아이 영어 말문, 식탁 저울 놀이에서 기다림이 필요했던 이유

식탁 위 저울은 0g에서 멈춰 있었습니다. 작은 그릇 하나가 올라가 있었고, 딸은 숟가락을 들고도 한참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소스 병을 보고, 숫자를 보고, 다시 제 얼굴을 봤습니다.그날 저는 영어를 시키려고 저울을 꺼낸 게 아니었습니다. 저녁 반찬 옆에 소스를 조금 덜어주려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숫자가 바뀌는 걸 오래 보고 있었습니다. 숟가락 끝에 소스가 매달려 있었고, 저는 그 장면에 영어를 붙이고 싶어졌습니다.more, little, stop.머릿속에서는 이미 짧은 단어들이 줄을 섰습니다. 하지만 입 밖으로 바로 꺼내지는 않았습니다. 아이가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0g 앞에서 말이 멈춘 시간딸은 소스를 뜨기 전에 한참을 멈췄습니다. 숟가락을 들고 있었지만 손목이 움직이지 않..

아빠표 영어교육 2026. 5. 21. 18:09
쉬운 영어책만 고르는 아이, 레벨 낮춰도 괜찮았습니다

저녁마다 같은 장면이 반복됐습니다. 책장 앞에 선 딸은 새로 사둔 두꺼운 영어책 대신, 예전에 몇 번이나 읽었던 얇은 책을 먼저 꺼냈습니다. 표지가 닳은 동물 그림책이었습니다. 저는 그 옆에 있던 한 단계 높은 책을 권하고 싶었지만, 그날은 입을 다물고 지켜봤습니다.딸은 얇은 책을 펴더니 작은 벌레 그림을 손가락으로 짚었습니다. "Tiny bug." 문장이라기보다 혼잣말에 가까운 한마디였지만, 그 순간 아이가 책을 자기 쪽으로 끌어왔다는 게 보였습니다.어려운 책을 펼친 날의 딸은 달랐습니다. 첫 페이지에서 목소리가 작아졌고, 페이지는 넘기는데 얼굴에서 장면에 대한 반응이 사라졌습니다. 다 읽고 "어떤 장면이 기억나?" 하고 물으면 그림 한 장도 말하지 못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조금만 더 읽어보자" 했을..

유아 영어독서 2026. 5. 21. 07:01
merchant 뜻, 편의점 영수증으로 배운 아이 생활영어

집 앞 편의점만 보이면 딸 얼굴이 먼저 바뀝니다. 멀리서 간판 불빛이 보이기 시작하면 걸음이 살짝 느려지고, 입꼬리가 먼저 올라갑니다. 엄마가 외국에서 온갖 맛있는 과자를 사 와도 이상하게 편의점 앞에서는 또 다른 표정이 나옵니다.과자가 특별히 더 맛있어서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는 그 안에 들어가서 직접 고르는 시간이 더 큰 재미처럼 보였습니다. 작은 봉지들이 줄지어 있고, 색깔이 다르고, 손에 들었다가 내려놓을 수 있고, 다시 고를 수 있는 공간. 어른에게는 그냥 편의점이지만 아이에게는 작은 가게 하나가 통째로 열리는 곳이었습니다.그날도 딸은 과자 진열대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빨리 하나 고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녁 시간도 밀려 있었고, 집에 가서 씻기고 숙제도 봐야..

아빠표 영어교육 2026. 5. 20. 15:03
실수한 날에도 왜 그랬냐고 묻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입고 간 바지가 비닐봉지에 담겨 가방 속에 들어 있었습니다. 옆에는 갈아입은 여벌옷과, 접힌 별 모양 칭찬표가 같이 있었습니다. 비닐봉지는 아이가 당황했을 시간을, 접힌 칭찬표는 선생님이 그 시간을 조용히 덮어주신 흔적을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묻고 싶은 게 먼저 줄을 섰습니다. 왜 미리 말 안 했어, 친구들이 봤어, 많이 창피했어, 선생님께는 뭐라고 했어. 그런데 아이는 칭찬표보다 제 얼굴을 먼저 봤습니다. 제가 어떤 표정을 짓는지부터 살피는 눈이었습니다. 그 눈빛을 보고 줄 서 있던 질문을 그냥 삼켰습니다.영어유치원에서는 화장실 가는 것도 “Can I go to the bathroom?” 같은 문장으로 말해야 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아이는 그 문장을 알고 있었습니다. 집에서도 몇 번 해본 말..

영어유치원 현실 2026. 5. 17.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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