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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표 영어교육, 양말 정리로 different와 the other 알려준 날

빨래바구니를 바닥에 엎어놓고 딸과 양말을 나누던 평범한 저녁이었습니다. 책도, 패드도, "이거 영어로 뭐게?" 같은 퀴즈도 없었어요. 그냥 손이 가는 대로 짝을 맞추는 중이었습니다. 딸이 분홍 양말 한 짝을 들고 짝을 찾다가, 옆에 파란 줄무늬 양말을 놓더니 작게 물었습니다. "Different sock?" 색이 다르니 아이 눈엔 맞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한마디를 듣는 순간, 한국말 '다른'이 영어에선 한 단어로 안 끝난다는 게 새삼 보였습니다.그때 우리가 하던 일은 색을 고르는 게 아니었습니다. 짝을 맞추는 일이었죠. 그래서 분홍 양말의 진짜 짝을 찾아 옆에 놓고 짧게 말해줬어요. "This is the other sock." 딸은 두 짝을 나란히 두고 보더니, 같은 색에 같은 무늬인 걸 확인하고..

아빠표 영어교육 2026. 5. 26. 18:24
영어유치원 상담에서 원비보다 오래 남은 아이의 반응

영어유치원 상담을 받으러 갔을 때 나는 상담사 설명을 거의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원비는 얼마인지, 교재비는 따로인지, 차량비는 어떻게 되는지 계속 듣고 계산했다.그런데 옆에 있던 딸은 상담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상담실 한쪽에 있던 블록을 가지고 혼자 이것저것 만들고 있었다.한참 설명을 듣다가 딸 쪽을 봤는데 자기가 만든 것을 버스정류장이라고 영어로 표현하고 있었다.누가 영어로 말해보라고 시킨 것도 아니었다. 상담사가 질문한 것도 아니고 내가 영어를 해보라고 한 것도 아니었다.나는 원비를 계산하고 있었고, 딸은 그냥 놀고 있었다.영어유치원에 다닐 사람은 딸인데 나는 어른만 보고 있었다영어유치원 상담을 가면 확인할 게 정말 많다. 나도 마찬가지였다.수업은 어떻게 하는지, 원어민 수업은 얼마나 있는지, 숙..

영어유치원 현실 2026. 5. 26. 08:51
“Maybe it is lost”라고 한 7살 딸, 나는 맞는 문장인지부터 봤다

영어유치원 가방에서 접힌 프린트 한 장이 나왔다.숙제장인 줄 알았는데 얇은 영어 기사였다. 글자는 꽤 많았고 사진은 한쪽에 작게 들어가 있었다.나는 프린트를 보자마자 글자부터 봤다.이 정도 단어를 아는지, 문장을 읽을 수 있는지, 내용을 이해하는지가 궁금했다.딸은 내가 보고 있는 곳을 보지 않았다.사진부터 봤다.사진 속에는 길 위에 남은 흔적처럼 보이는 것이 있었다. 발자국 같기도 했고 무언가 지나간 자국 같기도 했다.딸은 사진 한쪽을 손가락으로 짚고 한참 보고 있었다.그러더니 말했다.“Maybe it is lost.”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다른 생각부터 했다.문장이 맞나.it은 무엇을 가리키는 걸까.기사 내용을 이해해서 한 말인가.lost는 어디서 배웠을까.딸은 사진을 보고 한 문장을 꺼냈는데, 나는 ..

아빠표 영어교육 2026. 5. 25. 15:50
아이 영어 역할놀이, AI보다 먼저 나온 유아 영어 스피킹

AI보다 먼저 나온 아이의 안내 방송비가 오는 날이었습니다. 집에 노란 우산 하나가 현관에 세워져 있었고, 딸은 그걸 그냥 지나치지 않았습니다.우산을 펴지도 않았습니다. 손잡이만 잡고 서 있더니 갑자기 목소리를 바꿨습니다.“This way, please.”처음엔 제가 잘못 들은 줄 알았습니다. 숙제를 하자고 한 것도 아니고, 영어책을 펼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우산을 들고 서 있다가 안내원처럼 말한 겁니다.저는 그 순간 AI 앱을 켤까 말까 잠깐 고민했습니다. 요즘은 역할놀이 문장도 바로 뽑아주고, 아이 수준에 맞게 대화도 이어줍니다. 그런데 그날은 이상하게 바로 켜고 싶지 않았습니다.이미 아이가 먼저 시작했기 때문입니다.제가 먼저 AI에게 “영어 역할놀이 문장 만들어줘”라고 시킨 게 아니라, 아이가..

아빠표 영어교육 2026. 5. 25. 08:39
가장 쉬운 영어책을 나는 숙제로 만들고 있었다

리딩백에서 그 책을 처음 꺼냈을 때, 솔직히 너무 쉬워 보였습니다. 표지에 동물 한 마리, 안쪽에는 “I see a dog.” 한 줄이 전부였습니다. 이런 걸로 영어가 늘까 싶어서, 저는 그 자리에서 욕심을 부렸습니다. 쉬운 책이니 여러 번 반복하면 입에 붙겠지. 같은 책을 다시 펼치게 했고, “한 번만 더, 또박또박 읽어보자”고 했습니다.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두 번이 세 번이 됐습니다.아이 얼굴은 두 번째 페이지에서 굳었습니다. 책이 어려워서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쉬운 책을 암기 숙제로 바꿔놓은 탓이었습니다. 처음엔 신나서 “I see a dog!” 하고 읽던 아이가, 같은 문장을 세 번째 읽을 때는 입을 거의 안 움직였습니다. 가장 쉬운 책을 가장 부담스러운 책으로 만든 사람은 결국 저였습니다...

영어유치원 현실 2026. 5. 24. 15:14
유아 영어 플랩북 읽기, 아빠가 먼저 넘기지 않아야 하는 이유

플랩북을 꺼내면 저는 늘 먼저 손이 갔습니다. 접힌 부분을 살짝 들어 올리고, 아이가 보기 좋게 펼쳐주고, 안에 뭐가 있는지 물었습니다. 책을 같이 읽는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보면 제가 책을 대신 열어주고 있었던 날이 많았습니다.그날도 딸은 소파에 앉아 있었습니다. 씻고 나온 뒤라 머리는 아직 조금 젖어 있었고, 잠옷 소매는 손등까지 내려와 있었습니다. 저는 책장에서 얇은 플랩북 하나를 꺼내 아이 무릎 위에 올려뒀습니다. 책은 가벼웠지만 아이 손은 바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표지를 한 번 쓸었습니다. 모서리를 만졌습니다. 접힌 부분 끝에 손가락을 대고도 바로 열지 않았습니다.예전 같으면 제가 바로 말했을 겁니다.여기 열어봐. 안에 뭐 있을까. 이건 무슨 그림 같아.그 말들이 나쁜 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

유아 영어독서 2026. 5. 24.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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