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유치원을 졸업한 뒤 우리 집 하루에는 큰 구멍이 생겼습니다. 아침부터 오후까지 영어로 채워지던 시간이 통째로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 자리를 무엇으로 채울지가 졸업을 앞둔 부모의 첫 고민입니다.이 글에는 우리 집 일곱 살의 평일 하루를 시각 단위로 공개합니다. 다만 시간표를 따라 하시라는 글은 아닙니다. 정작 매일 붙잡은 것은 아이를 계속 밀어붙일지 멈출지를 판단하는 세 가지 신호였고, 그 신호를 읽는 법을 가져가시면 좋겠습니다.지금은 오전에 화교학교 특강으로 중국어를 배우고 오후에 영어를 유지하는, 2026년 7월의 특수한 시기입니다. 우리 아이는 또래 영유 아이들보다 몇 달 먼저 영유 생활을 끝내고 7월 중순부터 화교학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영어유치원 졸업 후 7살 평일 시간표학원이 있는 날의 기..
영어유치원을 졸업한 뒤 아이에게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 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매일 정해진 숙제와 단어시험을 따라가던 생활에서 잠시 벗어나자, 아이를 바라볼 수 있는 정신적·물리적 시간이 생겼다. 다른 영유 부모들보다 조금 먼저 이런 여유를 갖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물론 우리 아이가 일반적인 초등학교 입학 코스를 밟고 있는 것은 아니다. 또래 영유 아이들보다 몇 달 먼저 영유 생활을 끝내고, 7월 중순부터 화교학교 생활을 시작했다.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학교로 옮겼으니 오히려 영어가 줄어들까 걱정할 만한 상황이었다. 그 무렵의 걱정은 영어유치원 졸업하고 화교학교 갔더니 사라진 것에 적어 두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가 영어를 확인하는 말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매일 영어를 확인하던 아빠였다영어유치원에 다..
지난 주말, 영어유치원을 함께 다녔던 여자친구들과 엄마들이 우리 집에 왔다.아이들은 만나자마자 목소리부터 높아졌다. 깔깔거리며 드레스로 갈아입고, 간식과 주스를 먹고, 책을 펼쳤다. 한 친구는 집에서 가져온 인공지능 로봇으로 아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평소 아이들이 모이면 한 번쯤 다투기도 하는데, 그날만큼은 처음부터 끝까지 눈물 날 정도로 행복하게 놀았다.영어가 줄었는지 확인하려고 만든 자리는 아니었다. 딸이 영어유치원을 마치며 가장 크게 잃었다고 느낀 것은 영어가 아닌 친구들이었다. 그 이야기는 영유 졸업한 딸이 잃은 건 영어가 아니라 친구였다는 글에 적었다. 그 글 마지막에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했다고 썼는데, 이번 글은 그다음에 실제로 일어난 이야기다.엄마들이 가장 먼저 물은 것은 화교학교와 영어였다..
영어유치원을 마치면 아이의 영어도 금방 줄어들까. 딸이 유치원을 나온 뒤 내가 가장 걱정한 부분이었다.딸은 지난달 영어유치원을 졸업하고, 지금은 8월 화교학교 입학을 앞두고 중국어 특강에 다니고 있다. 영어를 하루 종일 쓰던 자리가 사라진 뒤의 변화는 영어유치원 졸업하고 화교학교에 갔더니 사라진 것을 적은 글에 정리해 두었다. 이번 글은 그 걱정 끝에 아이와 나눈 짧은 대화에서 시작한다.관찰만으로는 확신하기 어려웠다. 영어가 정말 아이 안에 남아 있는 것인지, 아직 유치원을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익숙한 감각이 남아 있는 것인지 긴가민가했다. 그래서 아이에게 직접 물었다.영어가 줄었는지 물었더니 아이는 다르게 답했다특강에 다녀보니 영어가 어떻게 느껴지는지 물었다. 아이가 말했다.친구들은 homework..
또래 영어유치원 아이들은 아직 유치원에서 마지막 여름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우리 딸은 다른 아이들보다 몇 달 먼저 영어유치원 생활을 끝냈다.딸이 영어유치원을 마친 날은 2026년 6월 30일이다. 7월에는 화교학교에 정식으로 입학한 것이 아니라, 8월 입학을 앞두고 기본 중국어를 배우는 특강에 참여하고 있다.아침 8시부터 낮 12시까지 부산 차이나타운 안에 있는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다. 장모님이 등하교를 맡아주고 계시고, 수업이 끝나면 근처에서 함께 짜장면이나 탕수육을 먹고 돌아오는 날도 있다.아직 정식 학교생활이 시작된 것도 아니고 특강에 참여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다. 영어 실력이 줄었는지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다.아이의 영어 감각도 지금까지는 그대로인 것처럼 보인다. 영어책을 읽고 영어 영상..
영어학원에서 보내준 결과 화면을 열었다. 등급이 줄줄이 붙어 있었다. C가 있었고 어떤 답변에는 F가 찍혀 있었다.7월부터 다니기 시작한 학원에는 패드로 AI와 대화하는 수업이 있다. AI가 영어로 질문을 하면 아이가 답을 녹음하고, 그 답변을 분석해 등급을 매긴다.처음에는 AI가 일곱 살 아이의 발음을 못 알아들은 줄 알았다. 우리 딸은 영어를 꽤 편하게 말하기 때문이다.말은 많이 했는데 등급은 내려갔다녹음을 들어보니 아이는 중간에 멈추지도 않았고 한두 단어로 끝내지도 않았다. 자기가 알아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꽤 긴 이야기를 했다. 옆에서 듣고만 있으면 잘한다고 생각하기 쉬운 답변이었다.그런데 질문과 답을 나란히 놓고 들어보니 사정이 달랐다. 아이는 영어가 막혀서 헤맨 게 아니었다. 질문이 무엇을 묻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