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반에 유난히 똘똘한 남자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일곱 살인데도, 누가 봐도 나중에 의사가 될 것 같은 아이요. 다행히 우리 딸과도 잘 맞아서 자주 어울려 놀았습니다.학부모가 한 번씩 유치원에 들르는데, 그러다 알게 됐습니다. 그 아이 어머니가 의사더군요. 아, 그렇구나 싶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댁에서 초대를 받았습니다. 갔더니 아버지도 의사였습니다. 부부가 두 분 다 의사인 집이었던 거죠.술 한잔하며 직접 물어봤습니다이때 아니면 언제 물어보겠나 싶었습니다. 평소 정말 궁금했던 걸, 술 한잔 기울이며 솔직하게 여쭤봤습니다. 아이를 대체 어떻게 키우시느냐고요.사실 저는 책에서도, 유튜브 영상에서도, 여러 박사님들 입에서도 비슷한 말을 수없이 들어왔습니다. 결국 환경이라고, 부모가 매일 만들어주는 일..
영어유치원 숙제를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이걸 오늘 다 할 수 있을까.리딩도 있고, 워크북도 있고, 단어도 있고, 라이팅도 있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에서 하루를 보내고 집에 왔는데, 책상 위에 해야 할 것이 쌓여 있으면 부모인 저도 숨이 막힐 때가 있습니다.저는 7살 딸을 영어유치원에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가 영어책도 잘 읽고, 리딩도 많이 하고, 라이팅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매일 모든 숙제를 완벽하게 해내는 것은 아닙니다.솔직히 말하면 다 못합니다.그리고 저는 이제 그걸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7살 아이를 너무 과대평가하면 안 됩니다아이들은 스펀지처럼 빨리 받아들인다고 합니다.맞는 말입니다. 실제로 아이를 키워보면 어느 날 갑자기 문장을 말하고, 어느 날 갑자기 책..
영어유치원을 보내다 보면 부모는 눈에 보이는 것부터 걱정하게 됩니다. 숙제가 많은지, 라이팅이 어려운지, 스피킹 발표가 부담스러운지, 단어시험을 힘들어하는지부터 생각하게 됩니다.저도 비슷했습니다. 아이에게 영어유치원에서 뭐가 제일 힘드냐고 물었을 때, 당연히 공부와 관련된 대답이 나올 줄 알았습니다.그런데 딸의 대답은 제 예상과 달랐습니다.“Be quiet 하는 게 힘들어.”숙제도 아니고, 라이팅도 아니고, 영어책도 아니었습니다. 아이를 힘들게 한 건 조용히 해야 하는 시간이었습니다.부모는 공부가 힘들 거라고 생각합니다영어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가 힘들다고 하면 부모는 대개 공부 쪽을 떠올립니다. 숙제가 많아서 힘든가, 쓰기가 어려운가, 발표가 부담스러운가, 단어가 많아서 지치는가 하고 생각합니다.저 역시 ..
어느 날부터 딸이 울었습니다. 별일 아닌 일에도 울고, 짜증을 내고, “아빠, 나 피곤해”라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부끄럽지만 저는 처음에 그게 귀여웠습니다. 일곱 살이 어른처럼 피곤하다고 말하는 게 그저 깜찍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이 아이가 지금 스트레스를 받고 있구나. 그리고 그 신호를, 나는 한참 동안 귀엽다고만 넘기고 있었구나.딸은 다섯 살에 영어유치원에 들어가 지금 일곱 살이 됐습니다. 보내기 전에는 정말 많이 알아봤습니다. 선배 부모들, 맘카페, 원장님들까지 만나가며 발품을 팔았습니다. 비용이 만만치 않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영어유치원은, 솔직히 일반 유치원보다 숙제가 많았습니다. 그것도 전부 영어로 된 숙제라 양이 상당했습니다.저는 목표를 ..
저는 퇴근하기 전에 아이에게 들려줄 영어 문장 하나를 준비합니다. 매일 합니다. 거창한 건 없습니다. 오늘은 날이 너무 더워서, 집에 들어가면 이렇게 말해야지 하고 정해뒀습니다.문을 열고 아이를 보자마자 영어로 말을 걸었습니다."It was so hot today. Weren't you hot too? On a day like this, how about ice cream for an evening snack?"그랬더니 아이가 눈이 동그래져서 이렇게 답했습니다."I missed you, Daddy! That's such a good idea. It was so hot at kindergarten today, and I said I wished I could have ice cream for an even..
아이가 일곱 살 중반, 곧 영어유치원을 졸업합니다. 그동안 쌓인 스피킹과 라이팅을 보면 만족스럽습니다. 그런데 졸업이 다가오니 예상하지 못한 걱정이 하나 생겼습니다. 영유가 끝나면 이 영어를 어떻게 이어가야 하느냐는 것입니다.솔직히 저는 영유가 끝나도 실력이 기본은 유지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내 생각은 달랐습니다. 영유를 졸업하면 실력이 금방 툭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평소 아이 케어와 숙제, 주말은 주로 제가 챙기는데도, 이 문제만큼은 저도 쉽게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막상 졸업이 가까워지니 다른 질문도 줄줄이 따라옵니다. 영유가 끝나면 교육비 부담이 줄어들 거라 생각했는데, 지금 실력을 유지하거나 더 키우려면 또 돈이 드는 걸까. 아니면 아이가 알아서 잘 해낼까. 부모로서 뒤에서 무엇을 받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