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친구 집에 초대받아 갔을 때 그 집의 영상 보는 방식을 알게 됐습니다. 아이에게 영상을 보여줄 때 영어로 된 과학 영상을 주로 틀어준다고 했습니다.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바로 따라 해보고 싶었습니다. 영어와 과학을 함께 접할 수 있으니 우리 집에서도 잘 맞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결과는 제 예상과 달랐습니다.“아빠, 이거 친구네 집에서 봤던 거 아니야? 나 이거 안 볼래.”다른 집에서 잘하는 방법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딸과 그 친구는 영어유치원 같은 반이었고 자주 어울려 놀았습니다. 친구 집에서 어떤 영상을 보는지 알게 된 것도 두 아이가 가까이 지냈기 때문입니다.저는 평소 다른 부모들이 집에서 영어를 어떻게 이어가는지 궁금했습니다. 친구 부모에게 직접 물었고, 그 집에서는 영어 과학 영상을 보여준다는 ..
아내가 비행으로 집을 비우는 날에는 장모님이 딸을 봐주실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유치원 숙제까지 모두 부탁드리기는 어렵습니다.저는 식자재영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동안 딸이 숙제를 전부 붙잡고 기다리게 할 수도 없고, 일곱 살 아이에게 알아서 다 해놓으라고 할 수도 없었습니다.그래서 우리 집은 숙제를 한꺼번에 보지 않고 나눴습니다.딸이 혼자 해볼 숙제.아빠가 오면 같이 볼 숙제.오늘은 일단 접어둘 숙제.아빠가 오기 전에는 혼자 할 수 있는 것부터 했습니다제가 퇴근하기 전까지 딸이 해볼 수 있는 숙제는 이미 배운 단어를 다시 보는 것, 어렵지 않은 워크북을 푸는 것, 혼자 읽을 수 있는 리딩북을 펼치는 일이었습니다.완벽하게 끝내라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혼자 읽다가 막히면 표시해두고, 문제..
영어유치원에서 뭐가 제일 힘든지 딸에게 물었습니다. 저는 숙제나 단어시험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습니다.딸의 대답은 달랐습니다.“Be quiet 하는 게 힘들어.”숙제도 아니고, 라이팅도 아니고, 영어책도 아니었습니다. 제가 계속 들여다보던 숙제표에는 없는 대답이었습니다.저는 숙제가 힘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저녁마다 딸과 리딩북을 읽고, 워크북을 풀고, 스피킹 발표를 연습했습니다. 그래서 영어유치원에서 힘든 일을 물으면 공부와 관련된 대답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습니다.“숙제가 많아서 힘들어?”“라이팅이 어려워?”“단어시험이 싫어?”제가 예상한 답은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딸이 먼저 꺼낸 말은 조용히 해야 하는 시간이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조금 더 물어보니 수업 중에는 말하고 싶어도 기다려야 하고, 조용히..
어느 날부터 딸이 사소한 일에도 자주 울고 짜증을 냈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을 반복했습니다.“아빠, 나 피곤해.”부끄럽지만 처음에는 그 말이 귀여웠습니다. 일곱 살 아이가 어른처럼 피곤하다고 말하는 모습이 깜찍하게만 보였습니다.그러다 딸이 같은 말을 계속하는데도 저는 숙제 한 장과 단어 하나를 더 챙기고 있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이가 왜 그러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귀엽다고만 넘길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피곤해”라는 말을 한참 늦게 들었습니다딸은 다섯 살에 영어유치원에 들어가 일곱 살까지 다녔습니다. 보내기 전에는 선배 부모와 원장님을 만나고 맘카페도 찾아보며 많이 알아봤습니다.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시작한 만큼, 저와 아내는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했습니다.단어 하..
저는 퇴근하기 전에 아이에게 들려줄 영어 문장 하나를 준비합니다. 매일 합니다. 거창한 건 없습니다. 오늘은 날이 너무 더워서, 집에 들어가면 이렇게 말해야지 하고 정해뒀습니다.문을 열고 아이를 보자마자 영어로 말을 걸었습니다."It was so hot today. Weren't you hot too? On a day like this, how about ice cream for an evening snack?"그랬더니 아이가 눈이 동그래져서 이렇게 답했습니다."I missed you, Daddy! That's such a good idea. It was so hot at kindergarten today, and I said I wished I could have ice cream for an even..
퇴근길에 운전하면서 그날 저녁 순서를 머릿속으로 먼저 돌렸습니다.브릭스 숙제 30분, 10분 쉬기, 워크북, 간식, 수학 숙제.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세 시간이면 충분할 줄 알았습니다.그런데 집에 도착하면 계획은 자주 틀어졌습니다. 10분이면 끝날 것 같았던 영어유치원 숙제가 한 문제에서 막혀 한 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날도 있었습니다.영어유치원은 원비만 감당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직접 보내고 나서 보니 우리 집에서 더 크게 들어간 것은 하원 후 부모의 시간이었습니다.저녁 7시부터 10시까지면 충분할 줄 알았습니다영어유치원을 보내기 전에는 원비와 커리큘럼, 원어민 선생님, 리딩 레벨을 먼저 봤습니다. 아이가 원에 다녀온 뒤 가족의 저녁이 어떻게 달라질지는 구체적으로 계산하지 못했습니다.우리 집에서는..